총체적인 국가경제 위기속에서 이런 ‘갈등’은 일견 있을 수 있는 일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답답함을 지울 수가 없다.
당장 2일 오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벌어진 ‘회견’대결부터가 그렇다. 청경들이 양측을 가로막은 가운데 잇따라 열린 회견에서 서울시와 지하철노조측은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에 대해 지하철 레일같은 ‘평행선’ 주장만 되풀이했다.
서울시는 조직비대화 경영비능률 적자를 지적하며 지하철공사를 비롯한 6개 시 투자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인원감축 규모까지 내놓았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구조조정 권고안이므로 노사협의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자신감도 곁들였다.
그러나 이어진 지하철노조의 기자회견에서 석치순노조위원장은 “한마디로 무시한다”고 말했다. 지하철은 수익성만 따질 수 없는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에 인력감축을 우선으로 한 구조조정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사회적으로 대량실업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해고 시키기 보다는 노동시간을 단축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 구조조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2월말∼3월초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전포고도 했다.
양측 모두 비슷하게 내쏘는 말에 가슴이 철렁하다. “노사협상, 결국 막판에 가면 ‘기세 싸움’ 아닙니까.”
‘시민의 발’을 운용하는 서울시와 노조 양측의 힘겨루기 때문에 시민들이 ‘등터지는’ 일은 없을까.
김경달<사회부>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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