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잡지는 카스트로와 동갑내기인 나탈리아 레부엘타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상세히 소개했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카스트로가 혁명가의 길을 막 걷기 시작한 53년. 레부엘타의 남편과 친구인 카스트로는 매일밤 혁명동지들과 함께 레부엘타의 집에 모여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할 음모를 꾸몄다.
레부엘타는 혁명사상과는 거리가 먼 유한마담이었으나 남편 친구들의 모임을 지켜보다 카스트로의 집념과 카리스마에 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추종자가 됐다. 카스트로가 그해 7월 혁명을 일으켰을때 레부엘타는 반지 팔찌 등 패물까지 몽땅 팔아 혁명자금을 댔다. 그러나 혁명은 실패했고 카스트로는 투옥됐다.
카스트로는 수형생활을 하는 2년간 레부엘타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그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달콤한 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당신의 편지라오”라는 글을 보낸 적도 있다고 리포트지는 전했다.
레부엘타는 55년 석방된 카스트로와 다시 만났고 다음해 딸을 낳았다. 레부엘타는 “카스트로가 혁명에서 실패해 죽기 전에 그의 한 부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회고했다.
59년 카스트로는 혁명에 성공해 레부엘타를 찾아왔고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 레부엘타의 남편은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러나 쿠바의 지도자가 된 카스트로는 공산사회건설에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됐고 결국 레부엘타도 카스트로를 단념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레부엘타는 지금도 쿠바에서 살고 있다. 레부엘타는 아직도 옛 연인을 잊지 못한 듯 사랑 대신 공산주의의 길을 택한 카스트로를 원망하지는 않고 있다고 리포트지는 전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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