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양인숙/『딸아,어느새 주민증을 받다니』

  • 입력 1999년 2월 7일 19시 29분


수영아, 네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것을 보니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구나. 네가 태어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성인이 다 되었으니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를 낳던 날 흰눈이 많이 내렸는데 주민등록증을 받은 날도 눈이 많이 내렸구나. 눈내리는 날 너를 낳았다고 해서 엄마 아빠는 너를 ‘백설공주’라고 불렀지.

아빠는 네가 태어난 달부터 회사에서 나오는 점심값을 꼬박꼬박 모아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피아노를 사주셨던 것 기억나니. 아빠는 네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무척 기뻐하시더구나. 너도 그런 아빠를 닮았는지 용돈을 아껴쓰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다.

수영아, 주민등록증을 갖는다는 것은 성인이 다 됐다는 뜻이기도 하단다. 그만큼 책임과 의무도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하고 매사에 성실하게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도 이제 고3이 되는구나. 입시 부담 때문에 마음 고생 많이 하는 줄 알지만 엄마 아빠는 네가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잘 넘기리라 확신한다.

양인숙(광주 남구 주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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