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내 도로도 마찬가지. 앞으로 지나게 될 거리의 이름이 3,4개씩 표지판에 안내돼 있다. 운전자들은 이를 보고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지 않고 여유있게 운전하게 된다. 야간에도 도로안내표지판이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대부분 표지판 밑에 전등을 설치해 놓았다.
또 미국 도로는 밖으로 빠져 나가거나 합류하는 지점, 램프를 타고 고가도로로 진입하는 곳 등의 커브가 우리나라 도로에 비해 훨씬 완만하다. 뿐만 아니다. 차선에 일정한 간격으로 반원형 구슬을 설치, 무심코 차선을 넘는 차량에 ‘주의신호’를 주고 있다. 또 주행차로와 갓길 사이에는 울퉁불퉁한 면을 만들어 자동차가 심하게 진동하도록 해놓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1만명 가량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30만여명이 부상을 입는다. 교통사고로 인한 재산피해도 한해 7조원 가량으로 국민소득(GNP)의 2.3%에 이른다.
개발도상국의 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재산피해가 평균 GNP의 1% 수준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여전히 교통후진국임을 알 수 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들이 관련 법규를 지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행정당국도 교통안전 시스템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한다.
김시곤(남서울대 교수·지리정보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