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북풍(北風)은 가시고 남서풍이 불어온다니, 지느러미도 눈도 없는 바람은 어찌 그리 잘 알아 제 갈 길로 흐르는가. 별들도 한결 눈빛이 순해져, 제각각 슬하의 식솔들을 다독이며 달력을 들춘다. 이즈음이면 겨울나무도 꿈을 꾼다던가.
‘옷을 벗은 나무들은/모두 다/그들의 하얀 뿌리들을/저 깊은 어둠 속, 단단한 땅 밑에 묻고/꿈을 꾼다//잠든 자들만이 꾸는 꿈//푸른 옷 입고/예쁜 웃음 띠며/따뜻한 햇볕 속에서/님을 만나는 꿈…’(김혜숙)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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