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의 ‘차세대 거포’ 장병철(23·성균관대).
불과 두달 전만 해도 태극마크를 달고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펄펄 날던 장병철.
그렇지만 요즘 그는 실업자 신세다. 25일 졸업식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직장을 얻지 못했다.
예전같으면 이미 실업팀 유니폼을 입고 99배구슈퍼리그에서 활약해야 할 그가 ‘코트의 미아’가 된 이유는 드래프트제 도입을 둘러싸고 배구협회와 실업, 대학팀들이 의견차를 좁히지못해진로가막혔기 때문.
장병철을 비롯해 석진욱 최태웅(이상 한양대), 명중재(경희대) 등 앞으로 한국남자배구를 이끌 대학 4년생 19명이 바로 그 피해자들.
“드래프트제가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하루빨리 코트에서 뛰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그동안 장병철은 후배들 눈치를 보면서 성균관대 합숙소에서 개인훈련을 해왔지만 두달여를 쉬고 나니까 자신감이 많이 없어진 상태.
배구의 경우 아무리 열심히 개인훈련을 하더라도 2개월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 경기력이 현저히 떨어지는게 사실.
97시칠리아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의 주역이었던 장병철은 국가대표팀 오른쪽 주포로 꼽히는 특급 공격수다.
1m95, 85㎏의 탄탄한 체격의 그는 90㎝를 넘는 서전트점프력을 바탕으로 퍼붓는 왼손 강타가 주무기.
“사귀던 여자친구도 떠나갈 상황”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장병철의 멋진 플레이 모습을 코트에서 다시 보게 될 날은 언제쯤일까.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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