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의 오오타니 이와오(大谷巖·82). 3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살다 지난해 10월 녹수원에 들어왔다. 결혼한 딸이 둘 있지만 “‘그들’에겐 그들의 삶이, 나에겐 나의 삶이 있다”고 말한다.
트레일러를 운전하며 젊어서부터 연금을 냈다. 지금은 매달 타는 연금에서 이용료를 내고 남는 돈은 용돈으로 쓴다.
오오타니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대인관계. 만나는 사람들이 한정돼 있어 서로 사이가 나빠지면 삶 자체가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녹수원 내 사람들이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이름과 출신지 취미 등을 써 붙여놓은 ‘지도’를 매일 살피며 새로 들어온 사람들을 체크, 먼저 찾아가 말을 건다. “직장생활할 때의 처세와 똑같다”며 웃는 그.
오전엔 녹수원 내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볼만한 강연 등 정보를 수집하고 오후엔 그림을 그리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눈다. 얼마 전엔 여자친구도 생겼다. 저녁에는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무사영화를 즐겨 본다.
“언제든지 전화하면 되는데 왠 호들갑이냐”며 계속 말려도 딸들은 한 달에 두 번씩 꼭 찾아온다. 그러나 딸들이 미안해 하진 않는다.
“자식과 동거하면 자식뿐 아니라 내 자신의 삶도 빼앗겨버립니다.”
그는 2000년엔 자신의 그림세계를 진실로 이해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도쿄〓이승재기자〉sjd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