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김전대통령측도 이에 질세라 “골목정치를 하는 ‘골목강아지’” 등의 험악한 말로대응해양측의공방은 상식수위를 넘은 느낌이다.
우연히 여야협상의 장(場)에서도 강아지에 비유한 막말이 터져나왔다. 총재회담의 조율을 위해 11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회의와 한나라당간의 사무총장회담이 “꼭 참석해야겠다”는 자민련측의 고집으로 무산되자 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소팔러 가는데 왜 강아지가 따라오느냐”고 야유를 퍼부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 나라에도 ‘국격(國格)’이 있다.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지도자와 중진정치인들이 보여주는 ‘막가는’ 발언은 바로 우리 사회와 정치판의 현주소라는 느낌이다.
특히 최근 들어 ‘정치를 재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전직대통령에 대해 시중에서는 큰 착각에 빠져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서로 주고받은 막말 속에 담겨 있듯이 아직은 비자금 축재라는 원죄(原罪)나 ‘IMF 환란’을 초래한 책임을 의식해 자숙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용서를 구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가뜩이나 정치에 대한 국민의 혐오감이 고조되고 있는 마당에 정치지도자들의 막말 공방이 ‘정치판은 역시 개판’이라는 냉소의식을 더욱 심화시킬 것은 분명하다. 코미디로 변해 버린 정치가 설밑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동관<정치부>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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