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종업식을 마치고 나니 너희들이 앉았던 걸상이 텅 비어버렸다. 해마다 아이들을 맞고 보내는 일을 거듭했지만 올해는 유난히도 감회가 다른 것 같다. 바깥 사회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여러모로 힘든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진 아이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멀리 이사를 갔는데도 전학을 가지 못하는 딱한 학생도 있었다. 왜 그러느냐고 직접 물어볼 수 없어 다른 친구를 통해 사정을 알아보기도 했다.
너희들이 1년 전보다 더 크고 의젓해진 것을 보면서 교사가 된 보람과 성취감을 느낀다. 교사라는 직업만이 이렇게 진한 감동을 맛볼 수 있다고 자부한다.너희들 일기장에서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글귀를 볼 때마다 선생님은 힘이 솟곤 했다. 나도 더 훌륭한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할테니 너희들도 이 사회에서 쓰임새가 많은 사람이 되거라. 너희들이 올바르고 건강한 청소년으로 성장하도록 선생님도 멀리서나마 지켜보련다.
박요조(서울 신답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