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나 외교통상부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얘기였다. 그는 다만 북한 금창리 지하시설의 사찰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제4차 협상(27일·뉴욕)이 긴장을 고조시키기 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는 쪽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이라크 사태와는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위기설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포괄적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양국의 시각차는 어떤 것인가.
“미국은 우리의 포괄적 대북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지만 정책의 초점에 있어 뉘앙스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남북관계, 북―미(北―美)관계 전반을 앞으로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구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미국은 금창리나 미사일문제 등 앞으로 몇주일, 몇달안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의 장기적 구상과 미국의 단기적 관심을 어떻게 연계시켜 두 정부가 함께 수긍할 수 있는 안으로 조화시키느냐가 당면과제다.”
―페리보고서는 어떻게 돼가나. 또 페리의 방북가능성은.
“페리보고서는 여러가지 대안을 상정한 상당히 포괄적인 안이 될 것이고 대체로 미의회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고 짐작되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다음달 한국과 일본을 다시 방문한 뒤 쓸 것 같다. 다만 현재로서는 페리조정관이 방북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웬디 셔먼 미국무장관자문관은 ‘한계선(핵 및 미사일협상이 결렬되는 상황)’과 비상대응책을 말했는데….
“셔먼자문관은 국무부 의회담당차관보를 했기 때문에 미의회 공기를 감지하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다. 하지만 그가 ‘일부 가능성’(대북제재 등 강경책)에 대해서만 얘기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