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00년 순례객들의 방문으로 단단히 한몫 챙기려는 이스라엘은 종말론자들의 움직임 때문에 이 지역의 존재가 그렇게 달가운 것만도 아니다. 전설에 따르면 최후의 심판이 다가오면 겟세마네동산 아래 기드론계곡 공동묘지에서 죽은 자들이 모두 일어나 선한 이들은 이 기드론계곡을 넘어 성전에 모이게 되고 악한 이들은 계곡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 세상의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이 지역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무대가 되는 것이다.
1월 종말론자인 ‘컨선드 크리스천’ 소속 신도 14명이 예루살렘에 잠입했다가 경찰에 적발돼 추방됐지만 지금도 수십명의 종말론자들이 이 곳에 거주하며 종말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말론자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 중단, 그리고 컴퓨터의 2000년 연도 인식오류 문제인 ‘밀레니엄 버그’로 인한 혼란이 모두 신의 징벌이자 종말의 징후라는 것.
미국 보스턴대 밀레니엄연구소 리처드 랜더스소장은 종말론자 일부가 지금은 조용히 지내지만 내년 부활절을 전후해 수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살이나 테러 등으로 대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 현지 교회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입국을 타진중인 종말론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특정일 ‘휴거’주장으로 물의가 빚어진 적이 있다. 국내 종말론자들이 예루살렘까지 진출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성희<국제부>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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