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석을 피워 아이를 학교를 보낸 뒤 권영미씨는 생각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아침 시간을 잘 활용했고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데…. 아빠한테 호되게 야단치라고 할까. 제 소원대로 책상을 바꿔준다고 할까. 아니다. 공포나 보상으로는 버릇을 고칠 수 없다. ‘욕구동기 개발법’?
“세균아, 얘기 좀 하자.”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과 마주 앉았다.
“엄마하고 ‘꿈의 목록’을 작성할 때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했지?” “예, 왜 그러세요?” “유명한 소설가들은 일찍 일어나 글을 쓰거나 책을 보는 거 알고 있니?” “그런데 소설가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요?” 눈을 껌벅이며 듣고 있던 아들이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그럼, 재미있는 소설을 하나 쓰면 1억원 이상도 벌 수 있는 거야.” “아빠는 회사에서 얼마 받아요?” “1년에 3천만원도 안돼.” “정말? 그럼 난 소설가가 될 거야.” “책 많이 사줄테니까 아침에 보거라.”
다음날 아침.아들 방에서 벨소리가 울린 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방문을 살짝 열어 본 권영미씨는 깜짝 놀랐다. 아들은 잠옷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내 생각이 맞아 떨어졌구나. ‘욕구동기개발’에 성공했다!
권영미씨는 두팔을 쭉 뻗어 올리고 나서 싱크대 위의 그릇을 살금살금 닦기 시작했다. 행여 소리가 세균이의 귀에 들릴까봐. 02―538―7450
김원규(PSA자녀성공어머니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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