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돈이 프랑스―독일 커플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썼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오랫동안 잠재됐던 양국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현재 갈등의 원인은 의장국으로서 독일이 제시한 유럽 공동농업정책개혁안과 각국의 EU예산분담금 재조정안이다.
슈뢰더정부의 혼란상에 대한 프랑스의 경멸은 프랑스의 고집에 대한 독일의 비난과 짝을 이룬다. 독일은 프랑스의 태도가 “내 것은 내 것이고 당신 것은 협상대상”이라는 식이라고 공박한다. 프랑스는 독일의 EU분담금을 줄여야 한다는 슈뢰더의 주장은 내 돈을 돌려달라는 대처 전 영국총리의 요구를 흉내낸 것이라고 비아냥거린다.
나머지 국가들은 EU내의 가난한 지역을 돕는데 써온 지역보조금을 신규회원국이 될 중부 및 동부 유럽국가와 나누지 않겠다고 아우성이다.
EU 재정개혁계획의 시한은 25일이다. 프랑스는 독일이 이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면 EU관련 모든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영국과 북유럽국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독일의 분담금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각국 예산규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가 부국이면서도 농업보조금의 수혜자로 남으려고 애쓰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모든 EU회원국들은 타협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알고 있다. 어떤 국가도 그것을 하려들지 않는 것이 문제다.
〈정리·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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