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스는 원로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연륜있는 TV앵커이고 인터뷰 전문가다. 올해 68세인 그녀는 NBC방송에서 뉴스진행자로 12년간 일하다 76년 ABC로 스카우트돼 갔다. ABC가 그에게 제공한 연봉은 당시로선 기록적인 1백만달러. 올해로 23년째 줄곧 ABC에 몸담고 있는 그의 최근 연봉은 무려 1천만달러(약 1백23억원)나 된다.
▽미국에서 TV 앵커의 위력은 대단하다. 레이건 대통령시절 미국의 한 사회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설문에 케네디라는 응답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월터 크롱카이트가 누구냐”는 물음엔 “CBS의 뉴스앵커”라는 정확한 답변이 대다수였다. 그만큼 뉴스 앵커가 대중사회의 스타였다. 지금은 은퇴한 크롱카이트와 쌍벽을 이루었던 앵커가 월터스다.
▽월터스는 전문인으로 수십년간에 걸쳐 명성을 쌓았지만 르윈스키는 불미스러운 일로 갑자기 유명해졌다. 그런 둘이서 대화가 잘 된 이유가 뭘까. 월터스는 “그녀가 나를 믿고 무슨 얘기든지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인터뷰 직후 르윈스키 자서전이 서점가에 나왔으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르윈스키가 월터스와 인터뷰한 진짜 이유는 돈때문이었다는 게 정답일 것이다.
김재홍 <논설위원〉nieman9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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