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개인적으로 아는 모대학 물리학과의 박군, 그리고 그 학과의 어느 교수는 엄청나게 공부를 한다. 이밖에도 국내 대학 곳곳에서 공부벌레라고 부를만한 교수 학생을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총체적 모습과 평균치에서는 이회장의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듯하다.
▽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2년간 전국 33개 대학생 6천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5%가 여가시간에 유흥장에서 술을 마시거나 빈둥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틈이 나면 공부한다는 비율은 6.6%에 그쳤다. 한 강좌를 듣기 위해 읽는 전공서적은 평균 2.9권으로 8∼9권을 읽는 미국 등 선진국 학생들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당 학습시간도 응답자 3명 중 2명이 ‘2시간 이하’로 선진국의 평균 ‘5시간 이상’과 차이가 난다. 교수들도 강좌당 평균 2.6권의 참고자료만 읽고 강의교재 이외의 독서량은 연평균 3권에 못미쳤다.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는 사발주, 삼배주(3잔의 소주를 10여초에 마시게 하는 술놀이) 등의 전통이 끈끈히 계승되고 있는 모양이다. 미국의 일부 대학에도 폭음문화가 번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에서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다. 그 다음 독서강국은 독일 일본 순이다.
〈배인준 논설위원〉injo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