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독자들이 읽을 만한 책이 없어서”라는 게 출판사측 설명이지만 이들이 새삼스레 ‘독서문화 창달’에 큰 뜻을 품은 건 아닐게다. 진짜 이유는 ‘중고교생 교양도서 시장’선점. 2002년부터 대학입시가 무시험전형으로 바뀌는 등 교육정책이 크게 변해 새 시장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새학기 들어 학교현장은 크게 변하고 있다. “밑줄 쫙,별표 쫙”해가며 교과서를 달달 외우던 수업풍경이 줄어들고 발표태도나 자료준비능력 등이 평가항목으로 새로 자리잡았다. 한 고교 국어교사는 “좋은 책을 들고 다니는 것부터 점수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참고서 전문출판사들은 단행본 출판등으로 업종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기존 출판사들은 ‘무주공산(無主空山)’인 중고교생 교양도서 시장 선점에 분주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청소년들이 ‘성적 때문에’라도 책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책 읽는 국민이 되자’는 구호가 실현될 토양이 비로소 만들어진 셈이다. “바라건대 교육부여, 이번만은 그 정책 쉽게 바꾸지 말기를”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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