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인사이드]산후조리원 『친정엄마 못잖아요』

  • 입력 1999년 3월 18일 19시 02분


『친정 어머니도 좋아하시고 저도 편해요. 아기 걱정도 할 필요없고요. 친절하게 돌봐주는 간호사들이 있거든요.』

보름전 첫 아이를 출산한 김모씨(28). 그는 요즘 친정집도 자기 집도 아닌 곳에서 느긋하게 산후조리를 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산후조리원이 김씨의 ‘쉼터’.

김씨는 절절 끓는 온돌방에서 쉬다 아기가 보고싶으면 신생아실로 간다. ‘내 아기가 잘 자고 있나….’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 안아본다.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한 산후조리원. 산모들이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요가체조에 여념이 없었다. 단순히 ‘편히 쉬는’ 산후조리 차원을 넘어 산모의 불균형한 체형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마련된 코스다.

도시의 산후조리 풍속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산후조리원’이란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불과 반년만에 수도권에만도 50여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신세대 주부들이 많은 경기 분당 일산 등 신도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마사지실에선 임신기간중 돌보지 못한 피부와 부풀어 오른 유방을 수시로 마사지받을 수 있다.

산모가 보지 않을 때 우는 아기 달래기는 병원 산부인과나 소아과 근무 경력을 가진 간호사들의 몫. 기저귀를 갈아주고 유축기로 뽑아낸 엄마의 젖이 담긴 젖병을 물려주기도 한다. 매일 저녁 목욕도 시켜준다.

식단은 전문영양사가 산후조리에 필요한 영양분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고려해 짠다. 산후조리원 이용 비용은 대략 2주에 80만∼1백만원, 3주에 1백20만∼1백40만원, 4주에 1백60만∼1백80만원 선이다.

최근엔 ‘특급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춘 산후조리원이 등장하는 등 고급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의사가 정기검진을 하는 산부인과병원 부설 산후조리원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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