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빅딜 등 기업 구조조정 가속화의 영향으로 올해 5대그룹의 채용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경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0대그룹의 총채용인원은 9천4백여명으로 97년도의 70%수준. 이중 5대그룹의 채용인원은 7천3백여명으로 30대그룹 전체 채용규모의 77%를 차지했다.
올해초 5대그룹이 밝힌 채용계획은 6천2백명. 그러나 이 계획은 현재로서는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기업 인사관계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규모가 큰 계열사들이 빅딜협상에 묶여 있어 신규 인력수요가 거의 없는데다 인원감축을 한 기업의 경우 노조가 신입사원 채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 다만 하반기 경기회복에 따른 인력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계열사별 채용제’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는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일 예정이다. LG반도체와의 빅딜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현대전자는 신규인력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고 수출전망이 밝은 현대자동차는 노조의 반대로 추가채용이 불가능해 지난해 채용규모의 절반도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
올해초 1천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한 삼성은 하반기에는 특별한 채용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계열사별로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공지나 대학 추천의뢰를 통해 8백40여명을 수시채용한다는 계획.
대우도 지난해말 9백18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했지만 5월중 계획했던 인턴사원 모집을 놓고 고민중이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한데다 계열사의 신규 인력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 대우 인사관계자는 “1천명의 인턴사원을 추가채용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기업사정 때문에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인터넷 채용’을 통해 1천8백여명의 정규사원을 뽑은 LG는 올해 상반기에도 인터넷으로 상시채용한다는 방침. 그러나 하반기에는 1천1백명의 인턴사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SK도 수시채용 형태로 정규직 5백명을 뽑고 하반기에 인턴사원 2백50명을 모집할 예정.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