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허재-문경은 『우린 큰경기 체질』

  • 입력 1999년 3월 22일 18시 51분


‘농구천재’ 허재(34·나래블루버드)와 ‘람보 슈터’ 문경은(28·삼성썬더스).

98∼99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한경기 평균 17점에 그쳤던 허재.

매경기 기복이 너무 심해 감독 조차 신뢰를 하지 못했던 문경은.

둘이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돋보이는 활약으로 팀의 2연승을 이끌자 “스타는 역시 큰 경기에 강하다”는 말을 실감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큰 경기에 강한걸까.

최명룡 나래 감독은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침착성을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농구대잔치에만 15년을 출전하며 온갖 빅게임을 치렀던 허재는 팽팽한 경기일수록 오히려 침착해지는 강점을 갖고 있다.

웬만한 선수들은 긴장감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노련한 허재는 오히려 실력 이상의 플레이를 발휘한다는 것.

허재는 20일 열린 LG세이커스와의 1차전에서 다양한 슈팅을 선보이며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인 30점을 뽑아냈고 2차전에서도 15점에 리바운드 4개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7년동안 농구대잔치에서 뛰었던 문경은도 ‘해결사’답게 결정적인 순간에 몰라보게 침착하다.

그는 대우제우스와의 1차전에서 4쿼터들어 3점슛을 연달아 3개나 꽂아넣어 승세를 이끌었고 2차전에서는 25점을 기록했다.

코칭스태프들이 큰 경기에서는 팀의 간판 스타를 주축으로 전술을 짜는 것도 스타가 빛을 발휘하는 이유.

김동광 삼성 감독은 3점슛이 주무기인 문경은이 슈팅을 마음대로 날릴 수 있도록 주희정 벤자민 김택훈 등으로 하여금 번갈아 문경은의 전담 수비수 앞에 장벽을 치는 스크린 작전을 구사한다.

나래도 코트 안에서는 최고참 허재에게 전권을 줌으로써 허재의 특기를 충분히 살리는 방향으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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