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동 4백25가구인 이 아파트는 91년 진흥건설이 지은 것으로 97년 건설업체의 부도로 경매에 넘어가 지난해 말 1차 유찰돼 감정가가 1백16억원에서 81억원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날 2차 입찰이 열렸다.
특히 이번 입찰은 아파트단지 전체가 매물인 대규모 경매인데다 눈독을 들인 경매브로커들이 수일 전부터 청주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아 관심이 집중됐다.
한번 더 유찰되면 3차에 응찰해 내집을 마련하겠다고 별러온 세입자 2천여명은 이번에 낙찰되면 임대보증금 8백만∼1천5백만원 중 최우선변제금 3백70만∼5백만원씩을 받고 당장 거리로 내쫓길 상황이어서 초조한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경매장인 3호 법정.
전날 청주 상당공원에서 ‘경매브로커 저지시위’를 벌인 세입자 1천여명은 관광버스 편으로 도착해 ‘후원회’라고 쓴 표찰을 나누어 차고 경매장 출입구를 지켰다.
또 이날 경매장에는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청원)의원이 나와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해 달려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표찰이 없는 사람들은 일단 세입자들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1시간반 뒤 집행관이 “응찰자가 없다”며 ‘유찰’을 선언했다.
이 아파트 대책위원회 우종태(禹鍾泰)위원장은 “브로커로 보이는 사람들이 포착됐으나 분위기 때문에 포기한 것 같다”며 “브로커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3차 입찰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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