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해맞이는 불발. 돌산도 명물인 갓김치에 시원한 조개국 한사발로 밤샘여행의 피로와 해맞이를 못한 아쉬움을 녹였다.
돌산도 산허리를 감고 있는 구비구비 해안도로는 바다를 감상하기에 좋다.
여수로 가 동백나무 우거진 오동도를 찾았다.
요즘 오동도에는 동백꽃이 지고 있다. 초라하게 시들어 떨어지는 여느 꽃과 달리 활짝 핀 송이째 뚝뚝 떨어진 검붉은 낙화를 통해 스러질 때의 당당함을 배웠다.
남해를 뒤로 하고 버스는 순천을 거쳐 경남 하동으로 내달렸다. 섬진강이다. ‘하동 구례 물길 5백리’라 불리던 이 강. 다리 건너 오른편에 강을 두고 861번 도로로 달렸다. 10여분 쯤 지났을까. 마을 전체가 매화 꽃으로 뒤덮인 전남 광양의 섬진마을에 당도했다. 뒤로는 백운산 앞으로는 섬진강과 지리산. 건듯 부는 봄바람에 비되어 내리는 매화도 좋고 살랑이는 강물 위에 부서지는 봄볕도 좋았다. 그러나 더 좋았던 건 코 끝을 살짝 스치는 향긋한 매화 향.
백운산 삼박재 골짜기의 청매실 농원은 이곳 매화의 본산. 주인 홍쌍리씨(55)는 1930년 일본에서 매화묘목을 가져다 이곳에 처음 심은 시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아 지난 28년간 혼자 힘으로 매실농사를 지어 왔다. 매실을 담가 두는 1천8백여개 질박한 항아리가 인상적이다.
버스는 전남 구례를 거쳐 다섯시간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27일에도 서울서 출발
[여행상품]
이번주 무박2일 버스여행은 27일 오후 10시 서울에서 시작된다. 5만5천원(어린이 5만원). 승우여행사 02―720―8311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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