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명산 순례/거제 노자산]정상서 본 해금강 『비경일세』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20분


요즘 남해안은 만개한 동백꽃이 지는 시절. 동백이 뚜욱―뚝 송이째 떨어지는 모습이란 만감이 교차하게 만든다.

경남 거제도의 노자산은 동백꽃도 좋지만 아름다운 해금강을 조망하기에 그만이다. 갈곶리 앞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이며 사방 바다로 통하는 문이 있는 동굴, 10m쯤 될 성 싶은 기암괴석 절벽 위에 천 년 풍상을 의연하게 견뎌낸 소나무가 시선을 제압한다.

이 해금강변 국도 주변으로 동백나무 숲이 십리는 이어진다. 동백수림을 보며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파도에 쓸릴 때마다 흑진주 같은 검은 동돌이 자글거리는 해변을 만난다. 학동(동부면 학동리) 몽돌밭이다. 날카로운 막돌이 마모되어 온 긴 세월을 말해준다.여기서 올려다 본 정상의 기암괴석도 승경이다.

노자산의 등반은 여기서부터다. 중턱이 못 미치는 곳에서 자연휴양림이 이어진다. 학동고개에서 거제자연휴양림을 통해 오르면 삼림욕은 덤이다. 편안한 길이다.

학동고개∼정상은 약 1시간, 학동초등학교∼정상은 1시간반 정도 소요. 노자산 정상에서 조망되는 거제 전역,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섬들, 현해탄과 대마도 모두 만만찮은 비경이다.

조금 쉬었다 그대로 하산하면 산행시간은 총 3시간. 하지만 노자산의 산자락이 그대로 가라산으로 이어지니 거제 최고봉인 가라산 정상에 올라 남쪽 능선을 타고 갈곶리로 하산하는 코스도 좋다. 그러면 총 6시간쯤 걸린다.

여기서 유람선에 올라 해금강과 수목원이 가꿔져 있는 외도(밖섬) 관광을 뒷풀이로 산행을 마친다.

▽교통〓구마고속도로 서마산 IC로 나와 마산∼고성∼거제대교

▽숙박(학동 지역)〓자연휴양림 콘도(0558―632―2223)민박(0558―636―6668)

▽산행〓4월3일 무박2일(출발지 서울). 학동고개∼벼슬바위∼정상∼학동∼해금강∼외도(6시간). 관동산악연구회 02―876―2599

유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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