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댐의 홍수 조절 기능은 그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한강의 수위를 낮추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95년 홍수 때도 54명이 사망하고 3천9백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북한강 유역에 비해 남한강 유역은 충주댐 외에는 다목적 댐이 없어 홍수조절 기능이 취약하다. 90년에는 단양 영월지역이 범람했고 95년에는 여주와 충주가 범람 위기에 처했다. 남한강 중류지역과 수도권의 홍수피해를 줄이려면 추가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
물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영월댐(동강댐)을 건설해야 한다. 강수량의 70%가 여름에 집중돼 있고 지형 특성상 저장되는 물의 양이 적어 강수량의 24%만 활용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신도시와 공장건설이 계속 늘어 2006년에는 5억t, 2011년에는 11억t의 용수가 부족할 전망이다.
댐을 건설하지 않으면 공장건설이 제한되고 제한급수도 불가피하다. 댐건설에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별로 없다.
용수공급관을 교체해 누수율을 줄이자는 대안도 제시된다. 그러나 누수율을 현재 15%에서 선진국 수준인 10%로 낮추려면 수도관 4만3천㎞를 교체해야 하고 재원이 4조원 이상 든다. 그래도 절수량은 3억t에 불과해 물부족 현상을 해결하는데 역부족이다.
국민의 물사용량을 줄이는 수요관리 방안도 보조적 효과는 있지만 근본대책은 못된다.
다목적댐이 환경변화를 가져오지만 ‘환경변화〓환경파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면 관광 레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변공간이 생긴다.
댐을 건설하면 갈수기에 하천으로 물을 흘려보내 수질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현재 동강 상류는 수질이 양호해 오염원을 차단하는 환경 기초시설만 잘 갖추면 상수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지역은 V자형 협곡 산간지여서 수몰 피해지역과 자연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소규모 댐을 여러개 건설하자는 주장도 수몰피해나 사업비가 영월댐 건설 보다 2배 이상 드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타당성이 없다고 본다.
조용완(한국 수자원공사 연구개발원장)
▼ 반
영월 동강댐 건설은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가 심각하고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주민의 마실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댐건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이 부족하다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뜻이다. 물이 어느 정도 부족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수요량 예측이 정확해야 하는데 건설교통부가 제시한 추정치는 중요한 변수가 빠져 있다.
건교부는 국민 1인당 생활용수량이 하루 4백9ℓ이고 2011년에는 4백80ℓ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추정치에는 중요한 변수인 현재와 장래의 물 가격과 1인당 소득수준이 반영되지 않았다.
물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은 두가지다. 우선 수요관리를 통해 사용을 억제하는 방법과 댐건설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다.
댐 건설에는 엄청난 재원이 들고 환경파괴 수질악화 등의 제약 요인이 많다. 그 보다는 차라리 물낭비를 줄이고 물값을 적정하게 인상해 물수요를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물 사용량을 1∼2%만 줄여도 영월댐을 건설할 필요가 없다. 정부발표 대로라도 한국인 1인당 물사용량은 독일 1백68ℓ, 프랑스 2백12ℓ 등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그렇다고 선진국 국민이 우리보다 불결한 것도 아니다. 물소비 문화를 개선해 수자원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1인당 하루 물소비량 중 1백ℓ 이상이 낡은 용수공급관을 통해 땅속으로빠져나간다는 보고도 있다. 누수율이 높은 노후관을 교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환경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동강댐이 건설되면 동강 주변이 수몰돼 백룡동굴 등 수많은 석회암 동굴과 빼어난 절경이 물에 잠긴다. 대규모 댐이 건설되면 주변 생태계가 바뀌어 환경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댐건설 후보지가 단층지역이어서 지진 발생시 댐이 파괴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댐 주변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된다.
물정책은 수요관리가 더 경제적이며 댐건설을 통한 물공급 확대는 보조수단일 뿐이다.
이정전(서울대교수·환경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