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의 세르비아군이 코소보 독립운동을 이끌어 온 알바니아계 정치인들과 저명한 지식인들을 ‘인간사냥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달 18일 파리에서 열린 코소보 평화회담에 알바니아계 4인 협상대표로 참석했던 페힘 아가니, 언론인 베톤 수로이 등 수명의 저명인사들은 이미 처형됐다. 사회학자로 존경을 받던 온건파지도자 아가니와 지난달 26일자 뉴욕타임스에 코소보 평화를 갈구하는 칼럼을 남긴 수로이는 피신을 거부하다 변을 당했다. 이처럼 평화회담에 참석했던 상대방 대표마저 학살하는 상황이라면 세르비아군의 야만성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더욱 세계인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인종 청소업자’의 재등장이다. 91∼95년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인종청소’를 자행해 국제인권단체가 전범으로 분류한 아르칸(본명 젤리코 라즈나토비치)이 다시 이번 대학살의 배후인물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칸과 같이 무자비한 만행과 학살을 자행한 보이스라브 세세리 현 세르비아부총리도 그 배후 인물이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세르비아 극우 민족주의자들이다. 특히 아르칸은 무장 은행강도로, 복역하다 탈옥한 인물이다. 그같은 비정상적인 인물들에 의해 문명사회의 한 부분이 여지없이 파괴되고 있다.
나토가 창설 이후 처음으로 군사행동을 감행한 이유도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인류공동체를 파괴하려는 범죄적 집단과 인물을 응징하기 위해서다. 본란이 이미 언급했듯이 나토의 군사행동은 국제법적인 시비를 뛰어넘어 무엇보다 인권을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명제 때문에 그 정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같은 나토의 군사행동이 아직 구체적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안타깝다. 민족우월주의 망령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르비아 극우 민족주의자들은 여전히 반 문명적 반인류적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 때문에 남부여대(男負女戴), 고향을 등지고 있는 코소보 난민만해도 11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코소보에 남아 인류의 양심과 이성을 부르짖고 있는 지식인들 역시 수많은 주민과 함께 인종청소의 물결에 휩쓸려가고 있다. 코소보 평화대책은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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