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박상관 이창수에 특명 『기아 꽁꽁 묶어』

  • 입력 1999년 3월 31일 19시 16분


프로농구 세번째 시즌만에 플레이오프에 첫 진출한 삼성썬더스. 실업팀 시절 쌓았던 명문구단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3월 30일 4강이 벌이는 플레이오프 2회전 기아엔터프라이즈와의 첫경기에서 14점차이로 힘 한번 못쓰고 무너졌다. 더구나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단 한차례의 역전도 못한 채 1쿼터부터 경기종료 때까지 내내 끌려다니기만 했다. 가장 좁힌 점수차가 9점.

정규리그에서 기아에 1승4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경기당 평균 점수차는 불과 5점. 실력 차이는 그만큼 크게 나지 않았다.

전창진 삼성수비코치는 5전3선승제의 4강전 첫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완패의 원인이 수비에서 허점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

삼성이 기아를 누르고 꿈의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수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삼성 코치진은 잘 알고 있다.

삼성 코치진은 남은 경기에선 기아의 다양한 득점원을 꽁꽁 묶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것은 서른살 동갑내기 박상관과 이창수가 있기 때문.

이들은 공격력에서는 내놓을 것이 없지만 각각 2m와 1m96의 큰키에 남다른 스피드를 이용, 상대 센터를 비롯한 공격수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학시절부터 찰거머리 수비로 정평이 나있는 김택훈까지 가세하면 ‘거함’기아도 좌초시킬 수 있다는 것. 이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외곽에서 문경은의 3점포도 살아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삼성은 정규리그 45게임을 뛰면서 박상관과 이창수를 경기당 5분 내외로 아꼈다. 플레이오프에선 체력이 승부의 관건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삼성이 시즌 중 43일이나 1위자리를 지키다 6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 진출에 턱걸이를 했지만 무리수를 두지 않은 것은 바로 체력비축을 하자는 뜻. 현 제도상에선 3위나 6위나 조건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

박상관과 이창수. 수비수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한번 받아본 적이 없지만 서른살 노장 콤비의 활약에 삼성의 운명이 걸려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