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봉협상 줄다리기 김병지-윤정환 결장

  • 입력 1999년 3월 31일 19시 16분


『어, 김병지가 안 보이네.』

지난달 31일 축포 속에 막오른 99대한화재컵 프로축구 조별리그, 광양경기.

울산 현대의 ‘골넣는 골키퍼’ 김병지(29)가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골문을 지키지 않았다.

31일 오전까지 구단과의 연봉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프로연맹에 선수 등록이 안 됐기 때문. 자칫 잘못되면 7월까지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처지다.

김병지의 요구는 안양 LG 최용수의 국내 최고연봉인 2억1천만원보다 많이 달라는 것. 구단도 제시액을 1억7천만원에서 1억9천만원까지 올렸지만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김병지는 연봉 1억원에 보너스 1억원을 얹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구단의 처사는 오히려 연봉을 깎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

울산 현대로서도 최고 인기 선수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싶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고민이다.

부천 SK ‘컴퓨터 미드필더’ 윤정환(26)은 구단과 2천만원쯤의 의견차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 제시액은 1억원. 그러나 윤정환은 지난해보다 1천2백만원 오른 8천4백만원에 △월급에서 30%씩 떼어 마련한 출장수당 폐지 △매 경기 출전수당 1백만원 보장 △출장 경기수에 따른 보너스 지급 △국가대표 경기 인정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순기 사무국장은 “윤정환은 지난해 28게임 밖에 뛰지 못했고 팀내 고과에서 30명중 10위에 그쳤다”며 “최악의 경우 보류 선수로 묶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프로축구 중흥의 역할을 했던 박성배(24)는 30일밤 전북 다이노스와 지난해의 2배가 넘는 4천2백만원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한편 연봉은 타결됐지만 부상으로 개막전에 불참한 스타도 있다.

지난해 최우수선수 고종수(21·수원 삼성)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상에 피로골절까지 겹쳤다. 4월말이나 5월초에야 출장이 가능하다.

고정운(33·포항 스틸러스)은 지난해 12월 FA컵에서 다친 왼쪽 무릎이 아직도 불편한 상태.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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