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낯선 조그마한 회사에 정재계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어 다른 사무실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신낙균(申樂均)문화관광부장관 김진만(金振晩)한빛은행장 정몽준(鄭夢準) 김덕룡(金德龍)의원….
주한 외국기업 전문 홍보대행사 ‘메리트커뮤니케이션즈’의 창립 10주년이 되던 날 이 회사는 행사를 통해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아온 ‘파워’를 한껏 과시했다.
사장 부사장을 각각 맡고 있는 영국 출신의 빌 라이언스(42)와 브라이언 매튜스(40)가 메리트를 세운 것은 88년. 세계적 홍보대행사 버슨 마스텔라(BM)의 직원으로 서울올림픽의 해외 홍보를 위해 86년 한국에 온 두 사람은 한국에 오자마자 눈이 번쩍 띄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홍보전문회사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한국 시장은 두 사람 눈에 ‘물 반 고기 반’으로 비쳤다.
두 사람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BM을 그만두고 자본금 5천만원으로 메리트를 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기업에 대해 배타적이던 한국기업과 소비자들.
메리트는 부정적 인식을 깨는데 우선 주력했다. 제품의 우수성을 먼저 알린 뒤 회사의 이미지를 차츰 높이는 쪽으로 홍보를 추진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이제는 외국기업들이 차별받는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며 “메리트가 거기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메리트는 최근 새로운 일을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기업을 한국에 심는 일을 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한국기업을 외국에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 라이언스사장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과 한국의 기업들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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