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거래 자유화 첫날 표정] 외환시장 「靜中動」

  • 입력 1999년 4월 1일 19시 31분


외환거래 자유화조치가 시행된 1일 서울 외환시장은 참가자들이 시장 흐름을 예의 주시하면서 조심스럽게 거래하는 모습을 보였다. 딜러들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상황이어서 평소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에는 외환제도 변경 내용과 자금운용 방법 등을 묻는 교포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한국은행은 이날부터 외환전산망을 가동해 외화 유출입 현황 점검에 나섰다.

▽외환시장은 ‘정중동(靜中動)’〓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액과 거래 빈도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데 따라 전날보다 3∼4원 낮은 수준에서 오르내림을 거듭했다.

1일 종가는 전일보다 3.2원 떨어진 1천2백23.80원.

딜러들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대거 유입으로 외환시장의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에 당분간 이같은 환율안정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포문의 빗발〓외환은행이 외환거래 자유화에 대비해 전국 8개 영업점에서 설치한 해외교민전담 데스크에는 부동산 매각대금 반출과 예금가입 방법 등을 묻는 문의가 잇따랐다.

소매금융기획팀 안상권(安商權)과장은 “일본 오사카 등 교포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 만기 1년 이상의 금융상품 종류를 묻는 전화가 많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 부동산을 매각해 국내에 예치해 놓은 돈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교포도 많았다”고 전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 은행들이 비거주자용 정기예금(1년만기 기준)에 적용하는 금리가 연 7∼8%로 예금금리가 연 1∼2%에 불과한 일본보다 훨씬 높아 교포들의 국내예금 가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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