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여야의 감정대립의 골은 여전히 깊어 언제 충돌이 빚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박의장을 만나 국회정상화를 위한 처방을 들어봤다.
―국회의 파행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무엇보다 ‘성선설(性善說)에 기초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상대도 선의를 갖고 있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해야지 다른 속셈이나 꿍꿍이가 있다고 의심하면 협상이 이뤄질 수 없지요. 최근 여야관계를 보면 대화채널은 단절시킨 채 언론을 통해서만 ‘단독국회를 강행하겠다’ ‘장외로 나가겠다’며 공방을 벌이는 것 같아요. 서로 ‘의심암귀(疑心暗鬼)’만 키우고 있는 셈이지요. 한마디로 대화부재가 대치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에게 주문이 있다면….
“상시적인 정상 대화채널을 복원해야 합니다. 여야가 좀더 협상 기술을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이건 안된다’는 주장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양보할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협상에 임하면 대화가 지금보다는 순조로울 것으로 봅니다. 야당도 ‘모 아니면 도’식으로 현안을 일괄타결하려하기 보다 처리할 수 있는 문제부터 얘기하려는 태도를 보였으면 합니다.”
―야당은 4월 임시국회 소집을 주장하고 있는데….
“여야총무가 합의할 사항이긴 하지만 추경예산안 정부조직법 국회관계법 등의 심의를 이번 회기 내에 모두 마치기는 어렵지 않을까 봅니다.”
박의장은 끝으로 “여야 모두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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