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젓가락과 이쑤시개 수출로 해마다 베이징(北京)주변 산림만한 규모의 숲을 잃고 있는 중국이 묘안을 짜냈다.
이른바 수장(樹葬)이다. 죽은 이를 화장해 유골을 땅에 묻으면서 봉분을 만드는 대신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묘지로 삼는 것이다.
중국은 전 국토가 묘지로 뒤덮이는 것을 막기 위해 60년대부터 화장을 권장했다. 이를 위해 정부 주요인사들이 화장을 솔선수범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수장을 널리 보급하고 있다. 수장을 통해 무덤도 만들고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양한 민족이 사는 중국은 장례풍속도 다양하지만 한자가 만들어지던 시기의 장례풍속은 화장이었다고 전해진다.
장례의 ‘장(葬)’자는 죽은 사람 아래에 나무를 쌓고 위에 풀을 덮어 화장하는 모습을 그린 상형문자라고 자원(字源)사전인 츠하이(辭海)는 설명하고 있다.
반면 분묘의 ‘분(墳)’자는 그냥 흙이 볼록하게 솟은 곳을 가리키는 것으로 무덤과는 관련이 없는 글자였다.
‘묘(墓)’자는 토장 풍습 때 사람을 묻은 곳으로 ‘옛적에 묘는 볼록하게 솟지 않았다(古也墓而不墳)’고 설명돼 있다. 나중에 무덤의 봉분을 만들면서 분묘라는 합성어가 태어난 셈이다.
어떻게 수장이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됐을까. 베이징의 한 문화사학자는 조상의 묘를 만드는 전통과 인구밀도가 높은 현실을 잘 조화시킨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제 중국인들은 조상을 모시는 마음으로 나무를 가꾸고 있다. 조상의 무덤을 크고 호화롭게만 꾸미려 하는 한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종환<베이징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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