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수업 4개월이 채 안돼 5일 잠실 쌍방울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의 얼굴은 몹시 상기돼 있었다.
“언제나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외엔 머릿속에 아무것도 없다”며 경기전 애써 첫 등판의 의미를 축소했던 심재학. 그러나 첫타자 조원우에게 중견수앞 안타를 맞은데 이어 2번 강민규 타석때는 보크를 범하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심재학의 투구성적은 4회까지 4안타와 4볼넷을 내주며 2실점. 하지만 최고 시속 1백42㎞의 직구와 왼손투수 특유의 낙차 큰 커브, ‘비장의 무기’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20명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5개나 잡아냈다.
이날 그가 던진 공은 80개. 경기전 5회까지 80개만 던지겠다고 공언한 것에서 횟수만 다를 뿐 약속을 지켰다.
심재학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나도 모르게 떨리고 긴장을 많이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