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민음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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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이 모욕처럼 느껴진다. 목까지 차오르는 구토를 겨우 견디고 있는 시간에 이런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상한 마음을 이끌고 절집에 한번 다녀오는 일과 다름없다. 한없이 투명함. 평화로운 오체투지. 생명을 지닌 것에 대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섬김. 잠깐 잊고 있었다. 나 역시 한해만 살다 가는 꽃임을.
신경숙(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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