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는 7일 “덕양구 강매∼원흥간 자동차전용도로 건설공사비 1천8백억원 중 절반을 국비로 지원해 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청했으나 건교부가 난색을 표해 7월로 예정한 공사 착공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3년 완공 예정인 이 도로는 신공항고속도로와 이어지는 방화대교(2000년말 개통 예정)에서 시작해 행신지구 등을 지나 수색로 서오릉로까지 연결되는 총연장 5.4㎞의 왕복 6차로.
이 도로는 한국고속철도공단의 경부고속철도기지창이 들어설 예정인 덕양구 행신2동 경의선 강매역 부근에서는 기지창 밑을 통과하도록 지하차도(3백50m)로 건설된다.
고양시는 기지창 건설의 편의를 위해 먼저 지하차도 건설부터 시작해 도로공사에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공사비 문제로 공사 착공을 미루게 됨에 따라 거꾸로 기지창 건설 후 지하차도를 건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철도공단측은 “내년 2월까지 기지창을 부분 준공해 3월부터 고속철도차량 시험운전을 해야한다”며 고양시의 공사착공 연기와 상관없이 지난해말에 시작한 공사를 예정대로 강행할 방침임을 밝혔다.
철도공단측은 “역순 공사를 피하려면 고양시가 늦어도 9월 이전에 지하차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고양시는 “예산지원의 확답을 받지 못한 채 공사에 착공할 수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는 상태다.
건설전문가들은 “지상 시설물이 들어선 후 지하차도를 만들려면 땅굴을 파듯 특수공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당초 계획보다 1백억원 이상 더 들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건교부는 96년부터 자유로의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고양시에 이 도로의 건설을 지시해놓고도 “국비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자칫 역순공사에 따른 공사비 낭비가 우려되고 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