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천 앞바다 무의도 「봄빛 유혹」

  • 입력 1999년 4월 7일 18시 59분


산수유꽃 매화 진달래꽃 벚꽃…. 쟁쟁한 봄꽃들의 치열한 개화다툼으로 남도 산기슭의 춘색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그러나 과(過)하면 쇠(衰)하는 게 자연의 이치.

절정의 춘색과 피고지는 봄꽃의 수다함이 부담스러워 ‘춘색 고요한’ 인천 앞바다의 작은 섬, 무의도(舞衣島)로 발길을 옮겼다.

도처에 봄기운인데 바다라고 다를까. 물빛 하늘빛은 물론 갈매기 날개짓마저도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

오전 9시반 인천 연안부두. 작은 여객선은 영종도를 오른편에 두고 계속 북상했다. 출항한지 1시간10분. 무의도의 큰무리선착장에 닿았다.

돛단 목선으로 서해 건너 중국 산둥반도로 항해하던 그 옛날. 무의도는 기상대 역할을 했다. 바다 한가운데 낙타의 육봉처럼 돌출한 이 섬의 호룡곡산(해발 246m)과 국사봉(230m)이 파도 너머로 춤을 추면 배를 돌려 귀항했다고 한다. 사나흘뒤에는 반드시 풍랑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무의라는 이름은 ‘산이 노는’ 모습을 도포자락이 춤추는 모습에 비유한 선인들의 기지에서 나왔다.

선착장 앞 포구. 자그마한 동력선 몇 척이 갯벌에 얹혀 있었다. 동네 뒷쪽의 국사봉 등반로(2.3㎞)는 오르기에 편했다. 산중턱에서 돌아 보니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포구와 마을, 지척의 잠진도, 용유 영종도…. 썰물이면 갯벌로 연결되는 예쁜 무인도인 실미도도 손에 잡힐듯 가깝다.

하산길은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하나개’란 섬에서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 곡선을 이룬 만(灣)형태의 1.5㎞ 모래해변은 해송 숲이 감싸고 있다. 물나간 갯벌엔 동죽(조개)이 지천이다.

해변의 방갈로 식당은 모두 무의도번영회(회장 김창복)가 설치했는데 해변만큼이나 깨끗하다.

섬마을식당을 운영하는 3대째 섬주민 김창용씨(54)는 “갯벌에 동죽 낚지 굴이 신공항건설로 조류가 바뀌어 줄긴 했어도 아직 많다”면서 “작년처럼 많이 잡아가면 씨가 마를 것 같으니 재미 정도로만 잡아야 한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나개에서는 동죽잡기, 그물에 갇힌 고기 손으로 잡기대회가 열려 인기를 모았었다.

오후 4시15분 큰무리선착장에서 연안부두행 배가 출발했다.

▼ 선편 ▼

연안부두∼무의도는 관광8호(승선인원 2백52명)가 매일 두차례 정기운항(오전 오후 출발·시각은 수시변동) 한다. 요금은 편도 4천5백50원. 예매하려면 3일전 예약한뒤 온라인입금. 당일 오전에 전화로 출항여부를 확인한 뒤 떠난다. 원광해운 판촉과 032―884―3391.

▼ 여행상품 ▼

19일(월요일) 출발하는 하루 답사여행. 3만4천원. 승우여행사 02―720―8311

〈무의도(인천)〓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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