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허니문 명소⑥]인도네시아 발리섬

  • 입력 1999년 4월 7일 18시 59분


바롱댄스
‘신과 축제의 섬’ 인도네시아 발리.

그 신과 축제는 주민의 9할이상이 믿는 힌두교에서 온다. 어느 정도일까. 제주도의 2.7배 면적의 이 섬 곳곳에 있는 2만여개의 힌두교 사원. 신심도 깊어 식사는 못해도 제례는 빼놓지 않는다. 사원 앞에서는 과일과 꽃 떡을 머리에 이고 오는 주민의 모습을 언제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춤마저도 신과의 대화수단이다. 그 유명한 발리 춤은 그렇게 탄생했다. 현지의 한 여행가이드는 “세계스파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마타하리(1876∼1917년·1차세계대전을 전후해 독일측 스파이로 활동)의 뇌쇄적인 댄스도 발리 춤의 변형이고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도 발리 춤에 반해 수개월동안 이곳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발리춤 관람은 발리여행의 핵심. 원주민 무희들의 동작에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그중 가장 화려한 춤은 ‘바롱 댄스’. 선(善)의 상징인 ‘바롱’과 악의 상징 ‘랑다’의 영원한 싸움을 표현한 춤이다.

여러 곳에서 공연되지만 바투불란의 공연(매일 오전9시반)이 최고다. 클럽메드에서 1시간 거리. 힌두문화의 백미라 일컬어지는 베사키사원도 꼭 한번 들러볼 곳이다.

섬 북쪽으로 여행하다 보면 토속 마을을 만난다. 돌과 나무를 깎아 만드는 정교한 공예품과 은세공, ‘바틱’이라는 전통염색 옷감에서도 힌두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인도네시아는 정정불안과 외환위기로 경제사정이 악화된 상태. 그런 탓에 거리에는 잡상인과 걸인이 들끓는다. 교민 우원만씨(34)는 “지난 1월 섬 원주민중 하나인 아가족은 킨타마니산에 모여 ‘외국인 여행자들의 도움(구걸)을 받으며 난국을 헤쳐가자’고 결의했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구걸’을 설명하는 발리 사람들은 당당하고 떳떳했다. 이른바 ‘공존의 논리’다. 그들은 “자연과 문명이 공존하듯 원주민과 관광객도 공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리〓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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