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미용사가 단골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다 머리에 상처를 입히는 실수로 연극은 시작된다. 하지만 손님 옆에 있던 한 록가수가 그 장면을 사진에 담아 새로 낸 앨범의 표지로 쓰면서 별것 아닌 해프닝이 ‘엽기적인’ 사건으로 비화된다. ‘미용실 상해사건’을 모방하는 범죄가 발생하고 급기야 검경 합동수사에 일부 황색언론의 충동질까지 가세, 이 일은 사회적 이슈로 비약된다.
작가는 이러한 일상의 과감한 ‘뻥튀기’를 통해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방통행식으로 흘러가는 시류를 경고한다. 사건의 주인공인 미용사와 단골손님 사이에 사랑이 싹틀 무렵, 상황을 재연하다가 손님이 다시 머리에 심각한 상해를 입게 되는 라스트신에서 이러한 주제의식이 응축된다. 16일까지. 장우재 작, 김종연 연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문예회관 소극장. 평일 오후 4시반 7시반, 토일공휴일 3시 6시. 02―744―7090.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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