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얼마전에는 백상예술대상 TV연기상을 수상했는데. 심은하 전성시대 아닌가.
“심은하를 사랑하는 분들과 작업할 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일로 만나는 배우로서의 이성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첫 히트작인 ‘마지막 승부’부터 지금까지 기복이 심한 편인데….
“이제야 내가 하기 싫은 작품을 안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야 오죽했겠는가. 변명같지만 거절을 못해서 계약에 묶여 실패할 줄 뻔히 알면서도 출연한 작품들도 있었다.”
―당신에게 연기란 무엇인가.
“참, 말로는 어려운데….(콧등을 만지면서)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하나하나의 장면마다 ‘가짜’를 없애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억나는 연기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생각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짜릿짜릿한 기분이 느껴진다. 처음엔 어떻게 연기하라는 주문이 없어 벼랑가에 서 있는 것처럼 막막했지만 그 고비가 지나니까 그냥 심은하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기분이었다.”
―자연스러운게 ‘심은하 연기’인가.
“아니다. 복수극이 펼쳐지는 ‘청춘의 덫’에서는 과장도 있어 연기를 한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그 인물에 빠져 희열과 통쾌함을 느낀다. 작품마다 변하는 것 같다.”
―인기만큼 스캔들도 많아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연기자’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인간 심은하’‘여자 심은하’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 연기할 때말고는 내 또래의 여자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는 일상 생활보다는 작품으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닐까.”
―앞으로 계획은.
“드라마는 쉬고 영화 ‘텔 미 섬씽’에 출연한다. 지금부터 ‘제3의 인생’을 가고 싶다. 사춘기가 첫번째 인생이었다면 연기자로 여기까지 온 게 두번째 인생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연기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다. 주부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직업일수도 있고.”
▼프로필
△생년월일〓72년9월23일 △가족〓부모와 3녀중 장녀 △학력〓검단국교 창곡여중 성일여고 △데뷔〓93년 MBC23기. ‘한지붕 세가족’에 첫출연 △출연작〓MBC ‘마지막 승부’ ‘M’ ‘여울목’ ‘숙희’ ‘1.5’ ‘사랑한다면’ KBS ‘신TV문학관―천지간’ SBS ‘아름다운 그녀’ ‘백야 3.98’(이상 드라마) ‘아찌 아빠’ ‘본투킬’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옆 동물원’ ‘이재수의 난’(이상 영화) △수상경력〓94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99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연기대상,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 인기상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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