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벌어진 99마스터스골프 최종 4라운드 13번홀(파5) 그린.
먼저 퍼팅한 그레그 노먼(호주)이 9m짜리 이글을 잡는 순간에도 올라사발(33·스페인)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노먼이 단숨에 2타를 만회해 합계 7언더파로 1타차로 역전한 상황. 하지만 노먼의 단독 선두 기쁨은 1분만에 사라졌다.
날카로운 눈매로 홀컵을 오가며 퍼팅라인을 살핀 올라사발이 7m50짜리 버디로 응수하며 다시 동타를 만들어 버린 것.
이글을 낚았지만 노먼은 이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더니 타수를 줄여야 하는 마지막 파5홀인 15번홀에서 연속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2타차로 뒤지고 말았다. 아직 남아 있는 홀은 3개홀. 하지만 올라사발은 16번홀(파3)에서 짜릿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노먼을 3타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95년 가을부터 18개월 동안 발가락 관절염으로 골프채를 놓았던 올라사발.
‘이제 한물간 선수’라는 주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나머지 2개홀을 파로 마무리한 그는 합계 8언더파 2백80타를 마크, 마스터스대회 12차례 출전만에 94년에 이어 두번째 ‘그린재킷’의 영광을 안았다.
20번째 마스터스에 출전한 노먼은 이번에도 정상문턱에서 좌절하며 단독3위(5언더파 2백83타)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티샷이 그린을 오버한 16번홀(파3)에서 환상적인 버디칩샷을 성공시킨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는 1언더파 71타로 선전, 준우승(6언더파 2백82타)을 차지했다.
우승후보 0순위였던 세계랭킹 1위 데이비드 듀발과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는 각각 공동 6위(3언더파 2백85타)와 공동18위(1오버파 2백89타)로 나흘간의 혈전을 마감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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