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직체육관. 연습에 나선 양팀 선수들의 눈에선 불꽃이 일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땀을 쏟으며 눈을 번득이는 선수들이 있었다.
“슛감각도 살아나 이제 자신감이 붙었어요.”(현대 조성원)
“정규리그 때 부진을 지금말고 또 씻을 기회는 없잖아요. 혼신의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기아 정인교)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경기 도중 코트를 들락날락하는 두선수의 다짐이다.
현대 기아 두 사령탑은 지난 플레이오프 4강전부터 인터뷰 때마다 빼놓지 않는 공통의 레퍼토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식스맨을 풀가동하겠다”는 것.
양팀이 10개 프로구단 중 최강전력인 만큼 주전들의 기량 차이는 없다. 그렇다면 후보들이 얼마만큼 자기역할을 해주는가에 따라 승패의 추가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는 계산이다.
이들은 감독의 말이 자신들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현대의 선수기용은 이가 잘 맞아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 조성원의 슛이 안맞으면 이상민이 슈팅가드로 돌아서고 조성원 대신 들어온 유도훈이 리딩가드가 된다. 맥도웰―존스 용병콤비가 지치면 김지홍 이지승 김재훈의 ‘체력군단’이 공백을 메운다.
기아는 수비에 주력하는 봉하민과 슈터 정인교가 상황에 따라 번갈아 코트에 나선다. 노장센터 김유택을 투입해 용병콤비와 함께 제공권 강화에 주력하기도 한다. 강동희가 지쳤을 때는 ‘차세대 스타’ 표명일이 나선다.
1,2차전에서는 현대가 선수 운용에서 우세를 보였다. 1,2차전 모두 5명의 스타팅멤버 외에 4명씩의 식스맨을 코트에 투입했다. 반면 기아는 주전들이 체력적 약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차전 2명, 2차전 3명만을 투입했다.
문제는 실책. 큰경기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결정적 순간에 저지르는 실책 하나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점에서는 정인교 김유택 ‘스타 식스맨’으로 버티는 기아가 한수위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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