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노점상들이 크게 늘어났다. 이들 중에는 가정주부로 보이는 여성들이 많다. 남편의 실직이나 소득감소로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온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하려는 것은 위기때 발벗고 나서는 우리 여성의 강인함이다. 남자들이 구조조정이다 뭐다해서극도로위축된 것과때를같이해‘아줌마론(論)’이 등장한것은우연이 아니다.
▽여성에 대한 억압구조는 여전하다. 유원지에서 뽕짝가락에 몸을 흔드는 중년여성에 대해 남성들은 ‘아줌마들이 원 참…’하는 한마디와 함께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상실한 아줌마는 남성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존재다. 요즘 각 분야에서 아줌마를 부각시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것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는 많다. 맞벌이부부의 급증, 여성지위의 상승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여성문제는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곳곳에 남아 있는 차별적 제도와 관행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옳다.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꾸준히 남녀평등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사회적 노력이다.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엊그제 국정개혁보고에서 남녀평등상 제정을 발표했다. 남녀평등에 공헌한 인사를 찾아내 시상하겠다는 것이다. 이 상이 남녀 대립이 아닌 공생의 구도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바란다.
〈홍찬식 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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