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하동 1천여농가 「간척지 영농포기」결의

‘간척지 영농포기’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갈사간척지 인근 갈사와 가덕, 궁항리 마을회관에는 최근 이같은 현수막이 걸렸다.

이 지역 1천1백여 농가가 자신들이 분양받은 간척지에서 농사를 지어서는 분양대금을 갚을 방법이 없다며 이자 감면과 상환기간 연기 등을 요구해오다 벼농사를 아예 포기하겠다고 결의한 것.

하동농지개량조합이 94년 3∼9월 하동군 청암면 청암댐 수몰이주민과 금남면, 금성면 지역 주민들에게 분양한 간척지는 모두 4백3㏊(1백20만9천평).

분양가는 평당 1만6천5백∼5만9천4백원으로 연리 5%에 7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이었다.

문제는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리금을 동시 상환해야 하는 올해부터 불거졌다.

대상농가 중 절반 이상이 납기일인 3월20일까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

농민들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서 농가별로 연간 3백만원∼1천1백만원에 이르는 상환금을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또 간척지의 특성상 소금물에 의한 농사피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연리 18%에 달하는 연체이자가 붙어 파산농가도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민들은 대책을 호소했으나 경남도는 염분피해가 발생한 1백30여 농가 외에는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도는 조만간 해당농민들과 하동군, 하동농지개량조합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이에 대해 하동농지개량조합 관계자는 “염분피해가 완전히 사라지는 2000년경 농지를 분양을 해야 되는데 너무 서둘러 분양했다”며 “일부 농가들이 개발가능성만 믿고 상환능력도 없이 무리하게 농지를 분양받았다”고 말했다.

〈하동〓강정훈기자〉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