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두암2동 무등산 기슭 주택가 2층에 자리한 ‘통일의 집.’
광주지역 재야 종교 시민단체와 뜻있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마련한 이 집에는 3·1절특사때 풀려난 미전향 장기수 4명이 살고 있다. 북한에서 남파됐다가 붙잡혀 장기복역한 김동기(金東基·68), 이경찬(李慶燦·65), 이공순(李公順·66), 이재룡(李在龍·56)씨 등이 그들.
29년에서 35년간 복역하다 출소했지만 남한에 연고가 없어 갈곳이 없었던 이들에게 ‘통일의 집’은 따뜻한 보금자리이자 쉼터다.
2월 광주지역 재야인사와 종교계 인사들이 3천5백만원을 모아 이 집을 마련하자 50여명의 시민이 TV 냉장고 세탁기 주방용품 이불 등을 기증했다.
또 광주 서구청과 두암2동사무소, 광주전남적십자사에서 쌀 라면 옷장 책상 등을 전달했고 북구청에서는 2명의 여성 공공근로자를 매일 보내 밥을 지어주고 빨래도 해주는 등 수발을 들고 있다.
인근 주민들도 가끔씩 김치와 밑반찬을 가져다 주고 말벗을 해주는 등 이웃사랑을 나누고 있다.
구청에서 의료보험증을 발급받았을때가 가장 기뻤다는 김동기씨는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사랑과 온정을 보여준 시민들이 고마울 뿐”이라며 “이제 광주가 제2의 고향이 됐다”고 말했다. 062―269―6931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