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별로 기대하지 않은 ‘피’가 활력소가 돼 ‘진짜 보약’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포항 스틸러스의 백승철(24)과 정재곤(23). 둘은 바로 ‘펄펄 끓는 새 피’다.
1월 호주 전지훈련에서 오른쪽 발목을 삐끗해 시즌들어 결장하다 14일 부천 SK전에서 복귀한 백승철은 돌아오자마자 어시스트를 기록해 이름값을 했다.
“부상 걱정에 오른발 슛을 쏠 땐 여전히 겁이 난다”는 백승철은 포워드로 ‘보직’을 바꿨다. 바쁘게 뛰던 미드필더보다는 한번의 찬스에 모든 힘을 쏟을 수 있는 포워드가더 좋다는 것.
백승철은 지난해 영남대를 졸업하고 무명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12득점 3어시스트로 성적표는 팀내 1위.
특히 빠르고 강한 슈팅이 일품인 그는 요즘 힘을 붙이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무게를 5㎏이나 늘렸다.
“늘 몸싸움에서 밀렸지만 이젠 자신있다”는 백승철은 앞으로는 좌우로 흔들리는 슛을 연마할 생각이다.
또 데뷔 2게임째 2골을 거푸 터뜨린 정재곤은 굴러온 복덩어리. 포철은 1m90의 큰 키지만 몸무게는 76㎏에 불과해 힘이 달리는 그를 다른 팀에서 외면하자 ‘밑져야 본전’으로 찍었는데 횡재했다.
정재곤은 장신답지 않게 볼 키핑력도 갖췄다.
찬스를 잡는 위치선정과 골 결정력도 그만이다.
정재곤은 연세대 동기 성한수(대전시티즌)가 집중 조명을 받을 때 많이 부러웠다고 한다. 뒤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고 호주 전지훈련 때에도 수비수와 부딪쳐 얼굴 뼈가 부러지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섰다.
“다쳤을 때는 프로가 이렇게 힘든 것인가 생각했다”는 그는 “지금은 노력만 하면 다 이룰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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