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페어차일드반도체 커크 폰드회장

  • 입력 1999년 4월 15일 19시 46분


실리콘밸리 탄생의 주역인 미국의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가 한국에 공식 상륙한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부천공장을 인수해 설립된 페어차일드 코리아 세미컨덕터가 16일 창립기념식을 갖고 본격활동에 들어간다. 부천공장은 미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페어차일드의 6번째 생산기지가 됐다.

페어차일드 코리아의 창립기념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커크 폰드회장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서 사업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어차일드의 주력 제품인 전력용 반도체는 모니터나 TV, 오디오 등 각종 가전제품과 산업 생산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력용 반도체를 주력 품목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페어차일드뿐.

폰드회장은 “페어차일드의 전력용 반도체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는 삼성의 장점을 조합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외국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한국의 정치나 경제가 모두 안정됐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며 “인수업체와 매각업체의 세금 부담을 줄여줘 만족스러운 투자 이익을 얻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페어차일드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창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업체. 57년 페어차일드 카메라 앤 인스트루먼트를 창업한 셔먼 M 페어차일드가 젊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인텔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였던 것. 고든 무어는 페어차일드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 생산의 기본 공정인 ‘플래너 프로세스’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68년 인텔을 창업했다.

인텔 외에도 당시 페어차일드가 지원한 과학자들이 내셔널세미컨덕터(67) AMD(69) 등을 창업, 70년대 이후 미국내 반도체 신화의 주역이 됐다. 사실상 ‘실리콘(반도체)밸리’ 탄생의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것이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