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 스탠더드/음란언행 소송]美 성희롱 판단 기준

‘음란한 눈길’은 성희롱인가. ‘음란한 눈길’과 ‘평범한 시선’은 어떻게 다른가. 성희롱의 범주를 규정하기 위해 노동계와 여성계 등에서 격론이 벌어졌지만 아직까지 모범답안을 찾아내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성희롱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첫번째는 직장 상사가 승진 승급을 미끼로 또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 대가로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 행위이다. 두번째는 성적으로 불쾌감을 일으키는 작업 환경.

성적으로 불쾌감을 일으키는 작업환경이 문제된 대표적인 사례. 94년 건설회사 보조 사무원으로 일하는 2명의 여성이 회사인 프레스 클럭 조인트 벤처사를 성희롱 혐의로 고소해 9만2천달러 배상금을 받아냈다. 이들은 남자들의 생식기나 여성의 포르노 사진이 걸린 사무실을 청소하면서 이를 시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당하자 회사를 그만둔 뒤 소송을 제기했다.

성적으로 불쾌감을 일으키는 작업환경의 개념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네브래스카 대학에서는 한 남자 대학원생이 비키니 차림의 아내 사진을 책상에 붙였다가 옆자리 여성이 소송을 내려 하자 학교로부터 사진 제거명령을 받았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교실에 걸린 고야의 ‘벌거벗은 마야’ 그림이 성희롱 규정을 위반했다고 한 교수가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학교당국이 그림을 내려야 했다.

성희롱의 범주는 결국 ‘피해자가 느낀 불쾌감의 정도’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겠지만 최근에는 점차 폭넓게 인정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눈길도 눈길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