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15세등급 폐지]청소년 영화관람폭 확대

《5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영화진흥법과 공연법은 영화관람 등급을 새롭게 분류한다. 현재 영화관람 등급은 △연소자 관람가 △12세 △15세 △18세이상 관람가 등 4개 등급. 개정법에 따르면 15세 등급이 폐지된다. 찬성론자들은 청소년관람가 기준을 하향 조정함으로써 청소년이 관람하는 영화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등급을 통합하면 15세 등급을 받던 대부분의 영화가 18세 등급으로 올라가 영화제작과 유통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반론도 거세다.》

새 영화진흥법은 청소년이 볼 수 있는 영화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사문화한 15세 등급을 없애 청소년관람가 분류기준을 하향조정하려는 것이다. 12세(미만불가)와 15세 등급을 하나로 합친 것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인지능력에 큰 차이가 없다는 판단을 기초로 하고 있다. 영화관에 들어갈 때 양쪽을 구별하기 어렵고 실제로 구별하지도 않는 현실을 고려했다.

반대론자들은 과거 15세 등급을 받던 영화가 앞으로는 18세(이상) 등급을 받게될 것이고 영화사는 고등학생 관객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입법취지에 대한 이해부족과 검열기구에 대한 피해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런 입법취지를 반영하도록 구성될 것이고 등급분류 기준도 새롭게 짜게 된다.

외국에서는 등급분류를 단순화해 청소년 관람가 등급에 대해 상당히 넓은 표현의 영역을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16세(미만금지), 일본의 제한부(15세미만금지) 등급은 한국의 18세 이상 등급에 해당한다. 프랑스의 X등급과 일본의 성인 등급은 사실상 소프트코어 포르노에 해당한다.

미국의 R등급(17세이상)은 성인을 동반하면 청소년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등급 외’의 참고사례로 삼는 미국의 NC―17등급(17세 미만 불가)이 연간 한두 편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들은 대부분 영화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18세 등급은 보호자를 동반해도 볼 수 없고 상영을 금지하는 ‘등급보류’도 있다.

따라서 18세등급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본래 등급분류는 부모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는 ‘자율의 영역’이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은 성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청소년에게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을 최소화하는 대신에 사후관리를 엄격히 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청소년들은 속좁은 성인들을 비웃을지도 모른다. “당신도 그렇게 컸잖아요!”

김혜준 (한국영화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