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팔다리 없이 태어난 일본인 장애인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23·일본 와세다대 정치학과 4년)의 인생이 화제다. 18일 TV로 방영된 오토다케의 삶은 감동과 눈물의 인간 드라마였다.
잘생기고 쾌활한 전형적인 대학생인 오토다케의 모습 어디에서도 차별과 편견에 시달려온 장애인이라는 그늘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처음부터 팔다리가 없이 태어났기 때문에 이런 생활이 불편하지 않다”며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말라깽이, 뚱보가 있듯 팔다리 없는 것은 나만의 개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청소시간에는 팔 대신 입으로 휴지를 주웠으며 힘겨운 재수생활 끝에 남들과 당당하게 경쟁해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오토다케의 ‘특별한 인생’을 보면서 감동의 한 뒤편에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토다케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저렇게 멋진 인생을 과연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마음놓고 나다닐 수가 없다. 휠체어를 타고 혼자서 지하철을 탈 수도 없고 계단과 문턱이 너무 많아 목발을 짚고 다니기도 불편하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또 얼마나 심한가.
장애인 시설을 세우려면 주민들의 엄청난 반발에 부닥치고 만다. 장애인을 고용하느니 과태료를 물고 말겠다는 기업인도 적지않다.
작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장애인 복지관련 공부를 한 뒤 몇년만에 귀국한 한 장애인이 “김포공항에 내리는 순간 나는 다시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외국의 장애인을 초청하기 전에 우리의 장애인 실정을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정성희<국제부>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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