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郎)가 요즘 중국과 격한 역사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그는 의원 시절에도 주장했던 ‘난징(南京)대학살 날조론’을 다시 들고나왔다. 중국측은 ‘반동적 역사관을 지닌 극단적 민족주의자’라고 반격했다. 그러자 이시하라는 중국을 ‘피투성이 공산정권’이라고 되받아친다.
▽난징대학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입장은 ‘중일전쟁중 비전투원에 대한 살해 약탈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시하라는 이를 인정하기는커녕 학살이 날조됐다고 줄기차게 우긴다. 도쿄 유권자들은 바로 그 이시하라를 도지사로 뽑았다. 그것도 다른 후보들과 큰 표차로.
▽일본이 국제적으로 경제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억울해하는 일본인이 많다. 헌팅턴이 매긴 일본의 국제정치적 지위도 경제력보다 낮은 2류 강국이다. 이시하라 수준의 과거사 인식이 극복되기는커녕 선거에서 득표로 연결되는 현실과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무관한 것일까.
〈배인준 논설위원〉inj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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