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뮤추얼펀드 『잘 팔려도 고민』

  • 입력 1999년 4월 26일 19시 32분


“너무 잘 팔려도 걱정.”

간접투자상품인 뮤추얼펀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당초 목표한 공모금액을 넘는 자금이 몰려들자 증권사에는 색다른 고민이 생겼다.

목표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일단 투자자에게 환불해준 뒤 다시 증자절차를 거쳐 되돌려준 자금을 흡수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게 된 것. 담당부서 직원들이 전화통과 씨름하느라 얼굴근육이 마비될 정도.

6일부터 나흘간 LG투신운용의 뮤추얼펀드 ‘트윈스비전’을 판매한 LG증권 투자신탁팀은 목표금액인 1천억원을 훌쩍 넘어 1천2백50억원이 들어오자 비상이 걸렸다.

초과분 2백50억원을 청약비율에 따라 4천여명의 고객에게 일일이 돌려줘야 했기 때문. 13명의 직원이 2,3일간 식사도 거르면서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되뇌었다.

“맡기신 돈의 일부를 일단 돌려드려야 합니다. 곧 증자를 할텐데 그때 다시 청약하시죠.”

8일부터 21일까지 3천억원 목표로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 2호’를 판 대우증권도 마찬가지. 80억원이 초과돼 8천70명의 고객들에게 평균 99만원씩 돌려줬다.

이같은 문제는 뮤추얼펀드가 상법상 주식회사로 규정돼 일반 주식형 수익증권과는 달리 엄격한 유가증권 발행절차를 따라야 하는데서 비롯된 것.

증권사들은 초과분에 대해 일일이 환불하지 않고 보관해 뒀다가 자동적으로 증자에 참여하도록 하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입장.

그러나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은 ‘법대로’로 일관.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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