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높을 때 은행 돈을 빌려쓴 탓에 여전히 연 15% 이상의 비싼 이자를 물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왠지 손해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돈을 안 쓸수는 없고 당장 대출금을 갚을 능력도 안되고…. 저금리 혜택을 조금이나마 누릴 방법은 없을까.
★ 대기업 K과장의 경우 ★
96년 7월 평촌신도시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모자라는 돈 6천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당시만 해도 주택은행 선순위 대출이 있으면 32평형 정도로는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웠다.
김과장의 최초 대출내역은 △일반대출 3천만원(연 15.0%) △신탁대출 2천만원(16.0%) △카드론 1천만원(16.0%). 매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20%씩 갚아 대출잔액이 3천7백만원으로 줄었지만 연간 5백74만원에 이르는 이자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K과장은 요즘 은행들이 대출세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볼만 하다.
채권회수가 쉽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신한 등 일부은행은 대출금리를 9.75%로 낮췄다. 대부분 은행들이 소유자가 거주하는 집에 대해서는 부동산정보지의 시세 하한가에서 선순위 대출액을 공제한 금액의 100%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K과장이 3천7백만원을 연 10.5%로 대출받으면 담보설정료 등 수수료를 뺀 순 이자가 연 3백88만원으로 줄어든다. ‘대출상품 갈아타기’를 통해 연간 이자를 1백80여만원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 신탁대출과 카드론은 빨리 갚자 ★
은행의 신탁계정 대출과 카드론은 돈 빌리는 절차가 간편한 대신 일반대출(은행계정 대출)보다 금리가 1.5∼3% 포인트 높다.
현재 은행권의 일반대출 금리가 평균 연 13.5% 선인데 비해 신탁대출은 15%, 카드론은 16%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탁대출을 일반대출로 돌리는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 따라서 아직 마이너스 대출을 쓰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방법을 활용해봄직 하다.
마이너스대출 금리는 일반대출과 비슷한 수준. 실제 인출한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는 것도 장점이다.
1천만원을 카드론 16.0%로 대출받은 때의 이자는 월 13만3천원이지만 마이너스 대출 13.5%로 전환하면 월 이자가 11만2천원으로 한달에 2만1천원가량 아낄 수 있다.
은행들이 신탁대출 중도상환에 대해 별도 수수료를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대출만기가 되면 일단 갚자 ★
기존 대출금의 만기가 돌아오면 곧바로 재연장하지 말고 일단 돈을 갚은 뒤 대출약정을 다시 맺는게 유리하다. 대출기간을 연장하면 기간 가산금리가 붙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첫해 0.5% △2년째 0.75% △3년이상 1.0% 식으로 불어난다.
대출을 재약정하면 기간 가산금리를 아끼는 것은 물론 거래실적에 따라 신용 가산금리의 추가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예금이나 적금에 든 상태에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예적금 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예적금 금리에 1.5% 포인트를 붙이는 조건으로 예금액의 90%(신탁은 95%)까지 즉시 대출이 가능하다.
(도움말:조흥은행 재테크상담실 목경호과장 02―3700―4616)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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